2010. 10. 3. 00:28ㆍ음파음파/함께즐겨요
오늘 날씨는 맘에 들어.
우울해 할 수 있지.
아프건 슬프건 서로 멀쩡한 얼굴만 보이는 것도
어른들의 세상에선 의무 같은 것.
그래서 어른들은 마음대로 우울해할 자유도 없지만
이런날은 날씨탓이 먹혀들거든.
"기분이 왜그래?"
옆사람이 나때문에 자기까지 힘이 빠진다는듯 불편하게 물어오면은
그때까지 마음껏 우울해하던 나는
좀 힘든척 웃어보이며 이렇게 말하면 되는거야.
"어..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쓰이게 해서 미안해.
날씨가 좀 그래서.. 커피.. 마실래?"
사실 오늘 비.. 나 때문인지도 몰라.
몇일 전부터 내가 그랬거든. 비나 왔으면..하고.
너도 알거야. 내 의지에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을 때
가장 무기력한 순간, 그냥 지껄이는 소리.
비나 왔으면..
그래서 드디어 비가 오는데..
비는 오는데, 난 여전히 기분이 아주 나빠.
여전히 뭘..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
죽을것 같다고 몸무림 치기엔 우리가 헤어진지 너무 오래됐었고,
이젠 살만하다고 하기엔 이별이 너무 생생해.
처음부터 만나지말껄 후회하기엔 너무 늦었고,
우린 정말 헤어졌구나 인정하기엔 아직 일러.
이럴꺼면 왜 날 사랑했냐고 원망하기엔 내가 누린 행복이 너무 컸고,
그 행복을 감사하기엔 지금의 불행이 너무 커.
아무데서나 흑흑거리고 울기엔 너무 나이를 먹었고,
인생은 어차피 혼자라면서 웃어버리기엔 난 아직 어려.
사랑한다고 말하려니까 우린 이미 헤어졌고,
사랑했었다고 말하려니 나는 아직 너를 너무 사랑하고.
눈물이 나지 않으니 울고 있다고 말할순 없지만,
울고있지 않다고 말하기엔 내 마음이 너무 아파.
날씨가 거지같아 너무 우울하다고..
한번 시원하게 울고도 싶지만
운다고 뭔가 달라질지도 모르겠어.
난 지금 너무 기분이 나빠.
내가 할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
난 너무 기분이 나빠.
난 어쩌면 좋을까?
나는 어쩌면 좋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어서
비나 오면 좋겠다고.. 비나 오면 좋겠다고..
사랑을 말하다.
ㅡ
2006년 2월 28일,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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